영화, 그 자체를 찾는 여정. <개와 늑대 사이의 시간>
- 작성자 : 정경록
- 날짜 : 10/26

1. ‘상실’을 이야기하다.
- 영화를 찾을까?
너무나도 당연하게 감독 자신의 모습으로 등장하는 영화감독 상길(안길강 분)은 주구장창 영화를 찾고 있다. 독립적으로 영화 만드는 것에 대한 어려움을 잘 보여주고 있는 첫 시퀀스는 그 현실적인 어려움 안에서 어떻게든 영화를 만드는 것(찾는 것, 자신의 예술을 지키려는 것)으로 보여진다. 그러던 그가 사촌 형의 부탁을 받고 속초를 향하게 된다. ‘무정차’로 목적지에 도달하고 싶어하지만, 결국 무정차는 없다. 그리고 그는 그 버스 안에서 운명적(!)인 여자를 만난다. 자신이 할 수 있는 일이 없어진 후, 여자를 따라서 홀연히 여자의 동생찾기에 합류하는 상길. 여기까지 오면, 영화의 주제는 잘 드러난다. 상길의 사촌형과 숙모는 이산가족으로써, 아버지를 찾으려 하고, 여자는 잃어버린 동생을 찾고자 한다. 물론 상길은 자신의 영화를 찾는 것이 삶의 목표이다. 여자를 따라서 강원도의 탄광촌들을 다니던 상길은 여자와 술을 마시다가 여자의 이름이 ‘영화’라는 걸 알게 된다(물론 관객도). 사실 이 상황에서는 약간 우습기도 하지만, 이 영화가 갖고 있는 태도와 진지함에 (혹은 뻔뻔함에) 마냥 웃을 수만은 없는 상황이다. 어쨌든 이제 영화는 단순히 내용적으로 무언가를 찾아가는, 상실을 회복하려는 모습에서 다른 양상을 띠게 된다.
- 영화를 욕망하다.
여자의 이름이 ‘영화’인 것은 꽤나 심각한 문제다. 내용 혹은 상황으로 상길이 여자를 욕망하는 것은 그저 있는 이야기들 처럼 단순해 보이지만, 이야기의 바깥으로 보면, ‘감독은 영화를 욕망한다’는 철학적(?) 명제를 구현한 셈이 된다. 게다가 그 곳은 완전히 폐허가 되어버린, 옛 탄광촌의 건물이다. 폐허 안에서 자신의 영화를 만들고, 찾기를 원하는 감독. 이 쯤 되면 사실 은유가 은유가 아니고, 이야기가 이야기만은 아닌 셈이다. 관객은 이 영화와 얼마만큼의 거리를 두고 이들을 계속 지켜봐야 하는지 물음표가 찍힌다. 감독의 영화 역시 마찬가지다. 이 감독의 영화는 어떻게 만들어지고 있는 걸까?
- 여자(영화)라는 거울을 통해 자신의 옛 기억을 찾아나서다.
결국 여자의 동생찾기는 이번에도 실패하는 것 같다. 그러는 와중에 영화는 개발이나 자본에 의해 자신의 터전을 잃어가고 있는 탄광촌들을 보여준다. 그리고 그 곳을 오가는 동안에 상길은 자신의 옛 기억을 찾아가고 싶어 한다. 그러나 속초에서의 자신의 기억 역시 탄광촌들과 다를바 없이 어디에서도 찾을 수 없음을 알게 된다. 개발과 자연의 사이, ‘거주호와 철거호’ 사이, 부산과 속초 사이, 속초와 탄광촌의 사이에서 우리는 잃어버린 것들을 찾고 싶지만 그것은 쉽지가 않다. 결국 찾으려고 하는 노력만, 과정만이 남는다. 그것이 바로 ‘개와 늑대 사이의 시간’이 된다. 정말로 개인지 늑대인지... 집을 나간 우리집 개인지, 자신의 먹이를 찾아서 어슬렁 거리는 야생의 늑대인지 구분할 수 조차 없다. 상길의 기억은 그렇게 사라져버렸다. 다시 자신의 영화를 찾으려 편집실로 연락하지만, 아무도 그의 영화(데뷔작)를 이해해주지 않는다.

2. 영화를 받치고 있는 이상한 징후들? 혹은 상징들?
이 영화는 내연의 이야기와 외연의 쇼트(혹은 구조, 또는 기호체계)들이 묘한 관계를 갖고 있다. 물론 여자의 이름이 ‘영화’라는 것에서 기인하는 바가 크다. 그러나 그것을 차치하고서라도 영화 안에 등장하는 인물들 역시 이상한 인상들을 남기고 있다. 먼저 가장 첫 시퀀스에 등장하는 술집의 아저씨. 그 아저씨는 사실 영화의 이야기와는 아무런 관계가 없다. 횟집에서 혼자서 술을 마시고 있는 그 아저씨는 무언가를 초탈했거나 허무한 표정을 한 채로 혼자서 술을 마시다가 상길의 일행의 건배에 박자를 맞추어서 혼자서 건배를 한다. 단독 쇼트와 롱샷 안에서의 포커스를 할애하면서 까지 영화는 그 인물을 비추고 있다. 하지만 이후 이 사람은 영화에 다시 등장하지 않는다.
그리고 강아지. 속초에 도착해서 묵은 민박. 그 민박집에는 너무나도 귀엽게 ‘개밥’스러운 개밥을 먹는 하얀색의 강아지가 등장한다. 그리고 살이 토실토실 오르기를 기대하는 주인이 있다. 이 영화에서 정녕 강아지라고 주장할 법한 하얀 강아지이다. 그런가 하면, 여자와 함께 떠난 여정 중에 도계에서 만나게 되는 검은 강아지가 있다. (이 쇼트들은 카메라가 비추고 있지만, 주인공들의 시선과는 무관하며, 관객만이 알게 되는 전지적인 쇼트들이다.) 그러나 검은 강아지는 개가 아니라 ‘늑대’이다. 주인이 없고, 혼자서 버려진 쓰레기들을 뒤져서 주린 배를 채우고 있다. 그렇게 영화는 개와 늑대 사이의 시간을 담고 있다.
폐허의 공간. 강원도에서 만나는 태백, 사북, 도계 등의 공간은 한동안 석탄 붐을 따라서 발전했지만, 광산들이 모두 폐광 되면서 사람들이 하나둘 없어져버린 곳들이다. 그리고 그곳에는 버려진 건물들이 가득하다. 거기서 상길(감독)은 영화와 교합(!)한다. 마치 김기찬의 사진들(<서울 풍경>이라는 사진집)에 나오는 공간이다. 그것이 지금 현재 존재한다는 것은 현실이라기 보다는 꿈같다.

3. 감독론
전수일 감독을 논하는 데 있어서 그가 ‘무엇을 전달할 것인가’의 스토리텔러? ‘어떻게 담을 것인가’의 스타일리스트?인지는 전후작들을 더 살펴보고 나서야 시작할 수 있을 것 같다. 그러나 한편으로 이 작품만을 놓고 그가 어떤 감독인지를 조심스럽게 논해본다면, 아무래도 그는 성긴 이야기 구조와 약한 드라마위에 독특한 징후들을 심어 놓는 데에서 영화를 세워나가고 있다. 위에서 얘기한 징후들이 영화를 보는 관객들에게 계속적인 잔상을 남겨놓음으로 해서 어떤 영화적 분위기를 형성해 가는데 큰 역할을 하고 있음을 부인하기 어렵다. 한편, 이번 <개와 늑대 사이의 시간>에서는 드라마와 시네마 사이에서의 고민점을 마지막 시퀀스를 통해서 보여주고 있다고 생각한다. 상길의 여행은 마치 하나의 꿈과 같은 것일지도 모른다. 그러나 그의 여행 안에서 이루어지는 스토리는 그래도 영화의 메인 플롯을 이루면서 마지막 시퀀스를 가능하게끔 했다. 결국에 숙모가 돌아가시고, 그가 다시 부산에서 속초를 향하면서, 그리고 다시 돌아오면서 눈덮인 강원도의 한 골짜기에서 영화를 끝내고 싶은 욕망이 작용한 것일까? 오히려 커다란 구조에서 영화를 강원도 여행을 둘러싸고서 그곳에 들어갔다가 나오는 한편의 완결된 형식의 구조를 갖고서, 그의 고민과 환상특급을 구현하는 쪽을 선택했다면 어떨까? 그것이 구조의 측면에서 <개와 늑대>를 형성해준다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물론 영화를 놓고서 ‘만약’이라는 단서가 그다지 중요하지는 않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영화가 갖고 있는 설명불가능한 징후들을 형성하고 그것의 분위기를 더 이끌어내는 것이 구조와 특정 쇼트들을 기반으로 더욱 영화다워질 수 있다는 생각이 든다.
전수일 감독은 분명 이 작품을 통해서 자신을 돌아보고 싶어한 것 같다. 그리고 그것은 영화적인 이름, 제목, 쇼트들에서 매우 확연히 드러난다. 그리고 영화의 결론은 말그대로 이 영화를 완성한 시점에서 그의 결론과 일치할 것이다. 모호한 예술성을 근간으로 끝내 자신의 위치를 자신의 영화를 통해 들여다보려고 한 점에서 그에게 커다란 박수를 보내는 바이다.

2층의 공포.

- 이는 지극히 주관적인 분석이므로 동의하지 않는다 하여, 딴지를 걸지 마시오. 하지만 그래도 정녕 딴지를 거신다면, 정말로 당시에게 러브러브를 날려줄 것임을 명심하시오!! ^^

2층이라는 곳.

우리에게 있어서, 2층이라는 곳이 가지는 의미.

우리가 가진 역사에서 우리의 건물들은 어느 양식에서도 2층을 찾아보는 것이 힘들다. 보통의 옛날집에서 서민들은 흙벽과 짚을 댄 초가집에서 생활했고, 권세있는 양반들도, 비로 굇돌 위이고, 평지보다 바닥을 돋아서 집을 지었을 지언정, 집이라는 생활공간에서 2층을 만날 수는 없다. 물론 일제강점기에 들어서면서, 관공서나 도심에서 여러층의 서구식 건물이 들어섰고, 어떤 일본인 지주, 혹은 한국인 지주들은 일본식의 2층집을 지어서 살았다고는 하지만 보통 한국인들의 생활공간에서 2층집은 실제로 낯설다고 볼 수 있다.

언제나 평지 혹은 1층이라는 같은 층에서 살아온 가정에 “2층”이 배달된 셈이다. ‘편지는 반드시 제 시간에 목적지에 도달한다’고 했던 라깡(혹은 지젝)의 말들과 다시 만나는 셈이다. (사실 이런 말 쓰는 거 싫어하는 데 왠지 그런 얘기를 듣다보면 재미있어서 ‘끼워넣기’!) 이러한 명제를 갖고서 출발하는 게 앞뒤가 바뀐 건지도 모르지만, 어찌되었건 1960년이라는 한국에 <하녀>는 대중들 앞에 처음 선보였고, 10만 이상의 관객이 든 폭발적인 인기를 누린 흥행영화가 되었으며, 그러한 분위기 속에서 우리의 집에 ‘2층’이 배달되었다. 2층집을 짓는다는 것은 당연하게도 중상층이상의 경제력을 가진 가정이어야 한다. 2층이란 필연적으로 상승운동을 통해서 올라가야 한다(물리적 상승이 신분적 상승과 같은 의미). 또한 2층이란 공간은 진짜 땅에서 떨어져 있고, 가짜 땅(콘크리트 바닥)을 밟고 서 있어야 하는 곳이다(하늘과도 같은 가상의 공간, 혹시라도 옥황상제?). 그리고 영화에서는 그 2층에 ‘하녀’가 산다(그녀 역시 천상의 여자?). 그러나 김기영 감독은 그러한 환타지를 당연하게도 그 시대의 암담함과 어두운 면과 연관지은 공포의 존재로써 바꾸어냈다. 한발짝 떨어져본다면, 하녀가 사는 2층은 외계의 다른 행성과도 같고, 하녀는 에일리언과 다름없다. 결국에 2층에 올라가면 모든 사건이 터져 나오고, 거기서 에일리언은 숙주(남자)를 통해 생존하려고 하지만, 결국 숙주가 숙주임을 포기하면서, 다시 지구라는 1층으로 돌아오려고 한다. 그리고 끝내 1층으로 돌아온 숙주와 에일리언은 끝내 1층에서 목숨을 잃으면서 영화의 본 내용은 끝난다. 하녀에게 있어 1층은 오히려 외계인 셈일테니......



<아래의 내용들에 대해서도 다 쓰고 올리려고 하였으나 괜히 집중해서 뭔가 쓰질 못하는 요즘의 상황때문에 일단은 위에거라도 올린다. 아래는 차차 채워나갈 기회가 있으려니...>

가족이 살고 있다는 느낌을 주지 못하는

가족적인 공간이 없는 가정.

이 영화안에 집은 크게 거실 겸 안방, 부엌, 계단, 피아노방, 하녀방, (테라스)로 구성된다. 절대 어디에도 두 아이들만의 공간은 존재하지 않는다.

통유리라는 프레임 혹은 스크린 속 스크린

뎅깡쇼트가 없는 스튜디오식 세트.

양식적 연기 - 에이젠슈테인, 마이어홀드


/커피/ 현재까지 갖춘 장비(?)

지름 神 2007. 10. 10. 00:01 Posted by Ru
사용자 삽입 이미지

주전자에 비친 Ru는 신경쓰지 마시오! 단지 푼크툼!


낮에 할로겐 켜서 찍은 거라, 색온도가 섞여있다는 걸 감안하시고..

손님들이 놀러 올 것을 생각해서 3~4인용 (102LD) 세트를 살까 하다가,

아무리 생각해도 혼자 먹는 경우가 훨씬 많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저번에 결국 드리퍼에 무지해서 잘못 산 bodum의 이상한 드리퍼가 마음에 자꾸 걸려서,

혼자 먹을때 커피가 쌓이는 높이가 더 높게 되도록 1~2인용 (101LD) 세트를 구입하는 것으로

결정!

(뭐 어차피 서버가 300cc니깐 커피를 좀 더 넣어서 드립하면 3인분량까지 얼추 드립가능할듯)


주전자는 지금 같이 일하는 영섭씨의 적극적인 추천으로

이른바 '국민 드립주전자'로 불리는 리빙글로리 제품을 샀다!

스텐레스라서 가격대 성능비가 좋다는 것이 장점.

(국민 주전자라는 말에서 '국민남방' 지오다노가 생각나기도 했다는... ㅡ.ㅡ)


그런데 문제는..

1주일만에 100g커피를 다 우려먹어버렸다!!


말그대로 다 우려먹어버렸다!!!

(ㅡ(ㅡ.ㅡ)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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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러/ 가족의 테러!

my usual epic 2007. 10. 3. 19:34 Posted by Ru
테러를 당했다.

원래 오늘은 등산을 가려고 한 날이다.
어찌나 가고싶은 생각을 했던지, 주변에게 가고픈 사람을 좀 모으면서, 날씨 걱정에 살피면서도 아주 약간의 비는 상관없으니 가는 쪽으로 생각하자고 말을 한 터였다.

그냥 요즘은 그렇게 자연이 그리웠다.

어제 퇴근후, 마음을 서둘러 서강대에서 에드워드양의 데뷔작 <해탄적일천>을 보고 나서, 집에 왔는데 저녁을 제때 못먹어서 라면을 하나 사들고 들어왔고, 이상하게 피로감이 밀려오면서도 시간은 후딱 지나버려서 이미 2시가 넘어서 잠이 든 상태였다.
7시반까지 서울대 입구 역으로 가기로 해서, 6시반에 일어날 생각으로 알람을 맞춘터였다.

거지같은 동네에 사는 지라....
최악의 소음이 난무하는 휴일의 전날, 겨우겨우 침대에서 잠을 청하는 중이었다.

갑자기 울려대는 전화.
(사실 이 따위 전화 소리쯤은 못듣고 잠을 자야 하는데.. 너무 예민하다)

혀가 배배 꼬인 형의 목소리가 들린다.
순간 확 짜증이 밀려왔다.
홍대 앞에 왔다는데, 자기가 정확히 어디있는지도 모르고...
갑자기 대뜸 같이 있는 자신의 팀장을 바꿔준다.
형보다는 좀 정신이 있어뵈는 목소리였으나... 어차피 그 분과 얘기할 수는 없는 법.
다시 형을 바꿔달래서 얘기를 했는데..
난 내 잠을 방해받고, 오늘의 일정에 지장 생기는 게 싫어서 전화를 그만 끊자고 했다.
대뜸 쌍소리의 욕을 막 해댄다.
어차피 쌍소리의 욕 자체 때문에 화가 나는 건 없다.
무시하고 끊었다.

예민한 상태에서 잠을 깬거라.. 다시 잠이 들리 만무했다.
그리고 따로 사는 나의 집을 찾아오는 핏줄에게 너무 했나 싶은 생각도 들어서
10분 후에 다시 전화를 해서 나갔다.

로데오 거리 바이더웨이 앞에서 건들거리고 있는 형을 발견했다.
(몇년에 한번씩 술이 떡 되어서 나에게 전화를 하곤 했다.)
그 모습이 다시 겹친 거다.
나보고 술을 한 잔 더 하자니 어쩌니 하면서 혀가 완전 꼬부랑탱구리다.
집으로 들어가자는 걸, 억지로 자기네 팀장한테 술 한잔 더하자고 난리 부르스다.
그 실랑이를 겨우 기다려서 집에 들어온 것이 4시반이 넘어 5시가 다 되었다.

대충 잠자리를 마련해주고, 나 역시 이불을 깔고 잤다.

6시반, 알람을 듣고 일어났다.
잠시 후, 같이 등산을 가기로 한 룸메이트 정호형이 방에서 나온다.

자초지종 설명.
사실 굉장히 민망했다. 어찌되었거나 이 집에 살고 있는 사람은 나와 정호형이다. 아무리 원래 나의 집이고, 내가 자신의 동생이라고 하더라도 형이란 사람은 이런식으로 남의 집에 쳐들어오면 안되는 거다.

결국, 산행은 포기했다.
그냥 두고 나가자니, 집 열쇠도 문제고..
굉장히 짜증이 난 채로 난, 정호형과 아침을 차려먹고 그냥 다시 잤다.
산을 가지 않더라도 정상적인 휴일이라면 이렇게 일찍 일어나지도 않았을 텐데..
밥을 먹다보니, 평소 출근을 위한 알람이 울린다. 쳇.

자고 다시 일어난 시간은 12시가 다 된 시각.
난 망연자실해진다.

내 하루가 망가져버렸으니...

그나마 그때마저도 일어나지 않은 형은, 워낙에 게으른 인간이라..
잠을 깨고나서도 침대에서 계속 뒹굴거린다.
그 안에서 개기면서, 샤워기에는 뜨거운 물이 나오느냐는 둥, 어리광을 부린다.

짜증이 심해져버린 나는, 완곡하게 화를 냈지만..
말귀를 못알아듣는다.
대충 얼버무리면서 점심을 먹으러 나가자고 한다.
이는 곧, 자신의 속풀이도 해야하고, 밥을 사주겠다는 뜻이다.
그 따위 한 끼밥이 중요한가. 난 지금 화를 내고 있다고 했다.
그리고 나한테 미안하지도, 부끄럽지도 않냐고 물었다.

여지없이 얼버무리는 말투로 '왜 지랄이야~'하는 형.
그래... 말귀를 못알아들으니 저런 말을 하는 거다.

핏줄이란 명목으로 다른 가족들에게 피해를 주는 것에 대해서 인식이 없는 사람들이 많다.
비단 우리 형 뿐이랴?
대한민국에선 이런 상황에서 나같은 사람을 욕하는 경우도 많다.
'핏줄'을 방패삼아서!!

내가 화가 난 것은 핏줄이라는 것과 아무런 상관이 없다.
나의 생활과 계획, 그리고 내 시간을 날리게 한 것에 대해서 화를 내는 거다.
왜 말귀를 못알아듣냐.

정서중심의 일이 아니라, 이성중심의 상황이란 말이다.
나 역시 이 사람이 내 핏줄이기 때문에 아침에 깨우지 않고, 나만을 생각해서 산행을 포기하지 않았냔 말이다.

자신의 잘못을 부끄러워 하지 않는 인간들이 지겹다.
끔찍한 사람들.

그러니 이 사회가 변하지 못하는 거지.

/커피/ 새로 산 커피!!

지름 神 2007. 10. 2. 02:32 Posted by Ru

사용자 삽입 이미지

10월의 커피!!

지름신 시리즈..라고 하기 보다는..

최대한 돈하고 관계없이 하고 싶은 것들을, 갖고싶은 것들을 모으는 곳이니깐. ^^

벼르던..BEANS MADE에 가서 새로운 커피를 샀다.

자세히 보면 써 있는..

"Blended No. 2"

라고 써있다.

커피 너무 맛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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