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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9.02.03 [용산참사] 추모를 위한 천주교 정의구현 전국사제단 시국미사 1
회의가 있어서, 사무실에 들렀다가

지친 몸을 이끌고, 퇴근을 하려던 참이었다.

이 시대의, 이 나라의 서민들 중의 한 명으로써

'집에 가서 밥먹어야지. 아껴야 잘 살지'하는 생각으로 사무실 건물 문앞을 나서는데,

때마침 들려오는 추모제의 소리.

슬그머니, 청계천 소라 곁으로 다가간다.

수십개의 만장들이 청계광장 주변을 두르고 추모제가 열리고 있었다.

다가가 보니, 시국 미사였다.

사제단 측에서 정권을 향해 자꾸 이런식이면 또 다시 시국미사를 열겠다는 얘기를 며칠전에 들었는데,

바로 그 날이 온 거다.

배고픔을 참고, 자리를 하나 차지했다.

그냥 자연스럽게.

멀리 노회찬 전 의원의 모습도 보였고, 미사를 하는 신자와 사제들 뒤편으로 추모 시국미사에 참여한 일반 시민들과 깃발들도 보인다.

"미사"는 '미사'지만, 이 '미사'는 그 "미사"가 아니다.

재작년 김용철 변호사가 삼성의 비자금 및 장학생 사건을 양심고백하면서, 다시 사회로 뛰어나온 사제단.

그리고 그 때부터 얼굴이 익히 알려진 김인국 신부의 사회로 미사는 진행되었다.

가슴은 찢어져오고,

미사는 기본적으로 미사의 형식을 갖추었고,

'대한민국 헌법 1조', '임을 위한 행진곡', '솔아 푸르른 솔아', '광야에서' 등을 부르면서

봉헌과 성체 성사를 진행했다.

이처럼 아름답고, 성스러운 조합이 생겨날 수 있을까?

사제단의 행보에 너무 감복했다.




미사가 끝나고, 명동성당까지 시가행진을 한다.

조용히, 그러나 또 구호를 외치면서, 질서를 지키면서 움직인다.

얼추 봐도 몇 천에서 1만명은 됨직 해보이는 인파는 자발적으로 구호를 외치면서

움직이다가, 을지로 입구역 사거리에서 왠지 모르게 멈춰섰다.

그러자 경찰이 대열의 뒤쪽을 치고 들어왔다.




'다른 시민과 교통의 편의를 위해서 시위대는 인도로 빨리 올라가라'며 대오를 자른 것이다.

경찰들의 장비는 굉장히 새것이었다.

반짝반짝 빛나는 헬멧, 사무라이의 갑옷같은 아대와 복부, 다리 보호대, 그리고 신발마저 군용전투화가 아닌 가벼운 운동화 같은 것이었다.

지난 여름 이후, 경찰차들은 유리창문을 강화 플라스틱으로 바꾸었고,

추모제나 촛불행사, 시위만 있으면 수십개 중대, 수천명의 병력, 수백대의 차량을 동원해서, 행사장을 에워싼다.

인도와 도로를 버스로 줄줄이 이어막고, 꽤 자주 시동을 켜놓는다.

그 많은 장비와 유류는 전부다 시민의 세금에서 나오는 것일테지.

갈수록, 섬뜩한 세상이다.


정말로, 엄한데 돈 쓰고 있다. 그런데 들어갈 돈이면, 이미 수많은 가난한 사람을 구할 수 있을 텐데..

옛날 틀린 거 없다.

"가난은 나랏님도 못 구한다."

하지만, 요즘 보면,

제대로 사용만 하면

"가난은 나랏님이 당연히 못구하지만, 가난한 사람들은 나라가 도와줄 수" 있을 것 같다.

누구 돈을 뜯어서 엄한 데 쓰고,

누구 돈은 오히려 돌려주고..


귀는 쳐 틀어막고, 티비에 나와서는 짖는 건지, 찍찍거리는 건지.

이건 뇌용량이 사실은 쥐보다도 못한 수준인 셈이다.

버러지 같은 놈들.

그러니깐 니들이 양심도 없고, 경우도 없고, 심지어 마음도 없는 거다.

사람을 사랑하는 마음이 조금이라도 있다면, 그렇게는 못할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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