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magine!/ 상상해보세요..

寫眞 뎐/from ru 2008. 8. 26. 17:46 Posted by Ru
새로 일을 시작!!

부담반, 기대반
마음은 두근반, 세근반.

같이 일을 하는 친구의 티셔츠.
오늘 본 한 장면 같다.

무슨 행사때 맞춘 디자인의 티라는데..
어쩜 이런 멋진 센스가...

앞면에는.. 존레논이 친필로 쓴 <Imagine>가사의 사진이 있다.

멋지다..

탐이 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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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는 되풀이된다!

다들 많이 들어 본 얘기일 것이다.
상황에 따라서, 혹은 말하는 사람에 따라서, 혹은 태도에 따라서 이 문장은
체념적으로 들리기도, 강렬하게 들리기도, 가치중립적인 느낌으로 들리기도 한다.

뻔하게도 역사는 단순히 한 민족, 국가 안에서 되풀이 되기도 하지만, 때로는 공간을 옮기고, 또 거기서 시간을 옮겨서 다시 되풀이된다.
일단 이유는 차치하고 이 이야기를 꺼낸 앞뒤 정황을 얘기해보자면...

<존 레논 컨피덴셜>. 원제는 <The U.S vs John Lennon>
간단히 설명하자면, 비틀즈와는 거의 관계가 없는 존 레논의 독보적 행보를 다룬 다큐멘터리이다. 단순히 '반전운동'을 했다는 행적으로 나름 알려져 있지만, 많은 이들에게 여전히 레논은 낯선 존재이다. 언제나 남의 나라의 위인들은 '일화'로써만 알려져 있을 뿐이다.
비틀즈의 입장에서는 60년대 말, 70년대 초를 거치면서 멤버들간의 불화 및 음악 노선의 변화로 이미 해체의 조짐을 보이고 있었고, 그 중심에는 오노 요코가 있다. 그리고 존 레논은 일단 요코를 통해서 새로운 예술가로서의 도약을 한다. 68년도를 거치면서 전 세계는 이미 들썩들썩한다. 물론 그전에 이미 베트남전은 발발했다. 20세기의 가장 풍요(?)로운 시기라고도 할 수 있는 이 시기는 단순히 예술가로서의 정체성을 넘어서 사회와의 만남을 준비하는 존 레논을 낳았다. 아무런 명분도 없이 냉전의 대리전으로써 진행된 베트남전 시기에 요코와 레논은 미국으로 건너간다. 그리고 그들의 사랑 사이에는 분명한 이유가 존재한다. 그것은 단 하나 '평화'다.
이미 비틀즈 시기에서 거침없는 발언을 하곤 했던 레논. 세상은 연예인 조차 가만두지 않는다. 그리고 그는 요코와 신혼여행을 아예 '침대 시위'로 변모시킨다. 수년간 대중의 우상으로써 군림한 레논은 그에게 가해지는 스포트라이트와 플래시 세례를 적극 이용해서 세상에 거침없이 '평화를 택하라'고 소리친다. 그들의 침대 시위는 정녕 간디의 비폭력 투쟁과 전혀 다르지 않다. 오히려 이미 그것을 넘어서서, 그들을 찾아온 미디어를 향해 노래를 불러주며, 또 다른 차원으로 넘어가버린다. 이 영화에서 가장 감동적인 순간은 다름이 아니라, 레논과 요코가 전 세계 11개 도시에 "War is over"라는 짧고 굵은 메시지를 닮은 포스터를 붙였다고 말하는 순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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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69년 크리스마스 시즌에 이 메시지를 붙였다.
자세히 보면(아니 대충 봐도) "if you want it / Happy Christmas from John & Yoko"라고 적힌 이 문구.
TV에 출연했을 때 진행자는 그 포스터를 붙이는 작업의 돈은 어디서 나와서 쓰냐고 묻는다. 레논은 당당하게 '지금은 우리의 주머니(pocket)에서 나온다'라고 대답한다.
어떤가? 이 영화의 클라이막스라고 단언할 수 있겠다. 이 대목에서 눈시울이 뜨거워지고 말았다. 레논과 요코는 자신들의 돈을 털어서 11개 대도시의 한가운데에 저 메시지를 뿌리고 있었다. 저 메시지를 읽었던 모든 사람들, 그리고 지금 이 글을 읽고 있을 당신이 바로 "John & Yoko"가 원하던 당신(YOU)이다.
이야기는 흘러흘러, 미국 내의 상황을 설명해준다.
극도의 패권주의자였던 닉슨과 그의 공화당. 한편 존과 요코는 공화당의 전당대회를 따라 다니면서, 그 곁에서 평화콘서트를 주최한다. 한편, FBI국장이던 에드가 후버는 지속적으로 그들을 감시하고 견제한다. 흑인들의 급진당이었던 블랙팬더는 지속적으로 자신들의 인권 운동을 주창한다. 그러는 가운데 마틴 루터킹은 암살을 당한다. 이러한 장외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닉슨은 72년 재선에 성공한다.
하지만, 존과 요코는 절대 실망하지 않고, 그들의 행동을 계속한다. 백악관 주변에서 반전평화론자들이 촛불시위를 펼치고, 닉슨은 촛불시위를 축구경기 구경하듯 했다고 한다. 그리고 미국 정부는 지저분한 방법으로 존과 요코를 추방하려 한다. 체류 비자를 연장해주지 않음으로써 강제 추방을 하려고 하지만, 존과 요코는 이에 대해서 법적인 투쟁을 전개하기 시작한다. 수년이 걸리는 사이 닉슨은 '워터게이트 사건'으로 결국 권좌에서 내려오게 되고, 존과 요코는 마침내 미국 영주권을 획득한다.
이후 영화는 투쟁에 승리한 존과 요코의 행복한 결혼 생활을 잠시 이어간다. 결국 80년 12월 9일 데이비드 채프먼에 의해 권총 암살을 당하는 걸로 생을 마감하는 존 레논.

영화의 줄거리는 대충 이렇다.
영화를 보면서 섬찟한 것은 이 역사가 고스란히 2008년 한국에서 재연되고 있다는 점이다.
닉슨은 이명박, 에드가 후버는 어청수, 베트남전은 쇠고기 정국, 미국의 보수기독교는 한국의 보수기독교, 반전행동의 촛불은 시청앞 촛불, 관련한 수배자들의 모습까지 정확하게 일치한다.
단 한가지, 다른 점은 2008년 한국에는 '존과 요코'가 없다.
앙꼬없는 찐빵이라는 말을 하고 싶은 것이 아니다. 불만이 아니라 일종의 서글픔이 밀려왔다. 이 끔찍한 상황에서도 존은 <Happy Xmas (war is over)>, <Give peace a chance>, <Power to the people>, <Imagine>, <Love> 등의 노래를 만들면서 희망을 잃지 않았고, 민중들 역시 그의 노래를 같이 부르면서 더욱 힘을 모았다. 혹시라도 누군가가 우리에겐 <대한민국 헌법 1조>라는 노래가 있지 않느냐고 얘기할 지 모르겠다. 그러나 이것은 분명히 대칭항이 성립하지 않는다. <대한민국 헌법 1조>는 윤민석 이라는 민중가요 작곡가가 만들었다. 이 노래를 폄하하고자 하는 것이 아니라, 뿌리가 다름을 얘기하는 것이다. 존의 노래들은 메시지도 강렬하지만, 존 스스로가 원래 대중가수였고, 그의 의식이 발전하여 예술가가 되었고, 다시 사회참여로 이어진 경우인 거다. 그가 가지는 파급력은 단순한 호응과 집결을 넘어서, 예술적 승화로 이어진다. 그리고 그것은 다시 시민들에게 다가가는 최고의 힘이 된다. 그리고 시민들은 레논의 노래를 부르면서 정치적 학습을 하는 것이 아니라, 그 예술의 힘에 감복하고, 진심으로 마음을 움직이게 된다. 정말로 "If you want it"라는 말을 보고 어떻게 원하지 않겠는가? 전쟁이 정말로 끝나기를 원한다면, 노래를 부르면서 옆사람의 손을 잡고, 군인들의 총부리에 꽃을 꽂으면서 '사랑'으로 감싸안게 된다. 지금 대한민국에 가장 필요한 존과 요코는 어디에 있을까?
이는 어떤 분야의 누군가가 그러한 존재가 되고 싶다고, 또는 준비한다고 생기지는 않을 것이다. 그 나라의 문화가 결국에 만들어 내는 것일지도 모르겠다. 이 상황을 잘못 해석하여 '존과 요코'를 '영웅'으로 생각하지는 않았으면 좋겠다. 그들은 영웅이 아니라, 우리의 주변에서 마음을 감동시킨 사람들일 뿐이다. 좀 더 다르게 얘기해봐도 그래봤자 수많은 '예술가'들의 한 사람일 뿐이다. 우리안에서 어떤 영웅을 만들려고 하면, 그것은 오히려 잘못 택한 길이 될 거라 믿는다.

존은 스스로가 이렇게 노래한다.
...You may say I'm a dreamer
But I'm not the only one
I hope someday you'll join us
And the world will be as one
...
from <Imagine>
간단히 말하면, 함께 하자, 연대하자 쯤이다. 스스로 잘났다고 하는 것도 아니고, 당신도 나도 친구이고 평등한 관계로서 인간의 본연한 마음으로 만나서 함께 하자는 거다. 패권 따위일랑은, 나만이 잘살겠다는 욕심일랑은 버리고 같이 살자고 말한다. 그렇게만 한다면, 전쟁은 끝난다. 말그대로 당신이 원하면... 그리고 세상은 하나가 된다.

서글픔만을 따져서 본다면, 분명 우리는 아직 '존과 요코'를 가지지 못했다. 하지만, 그렇다고 대한민국산 '존과 요코'를 만들거나 기다릴 것인가라면 그건 아닌것 같다. 정말로 필요하다면, 일단 이 영화를 보고, 존과 요코의 노래를 듣고 생각해보자. 중요한 것은 우리가 바로 서로 서로 이해하고 사랑하고 함께 하는 거다. 진심으로...
그리고 우리가 정말로 해야할 일은
저 위의 사진...
마지막 줄에 쓰인 "Happy Christmas from John & Yoko" 옆에 당신의 이름을, 나의 이름을 새겨 넣는 것이다.


<Give peace a chance>
처음에 나오는 장면은 존과 요코가 침대시위를 벌이는 와중에 호텔방에서 콘서트를 하는 장면이다.
뒤에 'Hair Peace', 'Bed Peace'라고 쓰인 문구를 보라. 얼마나 자유로운가? 그는 모든 인터뷰에서 자신의 자료화면을 내보낼때 'PEACE'라는 문구를 꼭 내보라고 했다.


<Happy Xmas (War is over)>
존과 요코의 메시지의 마지막에 우리의 이름들을 적어놓고 전세계를 누비는 투어를 시작해보고 싶다.
누군가의 피스보트가 출발한다면, 나의 이름을 같이 적어주기를.. 그 피스보트에 붙일 메시지는 내가 직접 만들어서 꼭 선물하겠다.


<Love>
존과 요코의 사랑인 듯 하지만, 메시지는 단순하고 명쾌하고.. 그래서 강렬하다.
우리의 이야기다.



<Power to the people>
민중에게, 시민에게 권력을...
대한민국의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 부터 나온다.


촛불을 꺼트리지 말고, 즐겁고 행복하게, 그리고 사랑하는 마음으로 이어나가자구요.
대한민국의 '존 레논'은 어떤 사람이나 예술가가 아니라 일단 당신의 마음에 있구요. 그것들을 모두 꺼내서 서로서로 보여주고 나눠주고, 더욱더 키워나가면 그 곳에 '존과 요코'가 있는 것입니다. 그리고 정말로 비슷한 사람도 나오리라 믿습니다. 순진한게 아니라 진심입니다.


ps.
또 다른 혁명영웅이었던 에르네스토 체 게바라의 한마디.
"인간은 꿈의 세계에서 내려온다."
존의 노래 <Imagine>의 가사와 놀랍도록 이어지는 이야기다.

뭐랄까 체와 레논은 만난적이 있을까? 어찌되었건 천상의 세계에서 두 사람은 만났겠지.
두 사람이 나누는 얘기는 어떤 것인지 궁금해진다.


ps2.
영화에는 수많은 인물들이 등장한다.
그중에 칼 번스타인은 <힐러리의 삶>의 저자이며, 닉슨을 하야 시킨 [워터게이트] 사건을 취재한 장본인이기도 하다. 찾아보니 대우자동차 CF에 출연한 적도 있다. <대통령의 음모>에서 더스틴 호프만이 연기한 인물이다.
그외에 노암 촘스키, 타릭 알리, 월터 크롱카이트 등도 인터뷰이로 나온다.
이 사람들이 누구인지는 영화도 보고, 더 찾아보는 기쁨을 누리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