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필로그에 인용된 시.
시 자체는 '번 러살라'라는 시인의 작품.
못생긴 이 때문에 손으로 입을 가리고 웃는 여자
손목을 긋거나 독약을 삼키거나
아름다운 다리 위에서 뛰어내릴 만큼 대단한 자기혐오까지는 아니지만
말할 수 없이 비극적인 것
이것이 수치심이다.
아버지의 얄팍한 월급봉투로
만들어진 입고 먹고 사는 것에 대해 창피해하는 것
그런 자신을 보는 것
이것이 수치심이다.
뚱뚱한 것, 머리가 벗겨진 것, 감출 수 없는 불그죽죽한 여드름 자국
점심을 먹을 돈이 없는데 배고프지 않은 척하는 것
이것이 수치심이다.
치료비를 감당할 수 없어 죽음을 앞두고도 병을 감추는 것
이것이 수치심이다.
부끄러운 것
싸구려 와인을 마셔대는 주정뱅이의 자기 연민
쓰레기를 치우지 못한 무기력함
다른 길이 있다 해도 나는 너무 어리석어서 찾지 못할 거라고 말하는 것
이것이 수치심이다.
진정한 수치심이란 이런 것
저주하고 울부짖고 부끄러운 것
아직도 돈을 갖다 바치면서도 성경에서 말하는 그 '영광' 따위는
내 사전에 없다고 느끼는 것
글을 읽을 줄 모르면서 아는 척하는 것
참을성 없는 계산대 종업원 앞에서 잔돈푼 사이로 꺼내든 배식표
집을 떠나기가 두렵게 만드는 것
수치심은 그런 것이다.
더러운 속옷
남자라면 누구나 그래야 한다는 듯
아버지는 사무직이라고 거짓말하는 것
친구에게 근처 멋진 집 앞에 내려달라고 하고
그들이 떠나길 숨어서 기다리다 허름한 집으로 돌아가는 것
그것이 수치심이다.
잘난 수집광의 말로末路
겨울에 난방 없는 방
고양이 밥을 먹으면서도 불경하게도 새 집과 차를 꿈꾸는 것
그리고 그 꿈조차 얼마나 하찮은지 깨닫는 것
그것이 수치심이다.
그리고 작가는 한 줄을 덧붙였다.
'당신만 그런 것이 아니다. 우리 모두 그렇다.'
이 책은 실은 아래의 두 동영상을 우연히 보게 된 후, 강연자인 브레네 브라운에게 꽂혀서 사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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