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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9.09.18 인생은 서바이벌? 두 영화를 보라. [10억]과 [생존게임].
세상에는 수많은 사람들 만큼이나 수많은 영화가 있고,
결국 아무리 영화를 좋아해도 그 모든 영화를 보고 사는 것은 바닷가에서 쓰나미를 피하는 것만큼이나 어렵고 불가능한 일이다.

그러다 보면, 마치 비교체험 극과 극, 혹은 영화대 영화 같은 데에 쓰일 법한 이야기들이 많음에도 불구하고 그냥 지나치기 십상이다.
달리는 기차에서 혹은 버스에서 엄청나게 빠르게 지나가는 가로수들을 보다가, 어떤 두 나무의 공통점을... 그리고 차이점을... 찾아내는 것은 그래서 더욱 재미있는 작업인지도 모른다.
여기서 다룰 영화는 바로 최근 한국에서 개봉한 [10억] (조민호, 2008)과 [생존게임] (El Metodo, The Method, 마르셀로 피네이로, 2005) 라는 영화들이다. (찾아보니 [생존게임]의 최근 서울아트시네마에서 상영한 적이 있다.)

무릇 사는게 경쟁이고, 그 현실을 그대로 재현해 내는 것은 너무나 익숙한 소재이다. 그러나 우리가 영화나 문학 등의 예술과 문화 매체에서 그러한 이야기들을 자꾸 또 보게 되는 이유는 아무래도 그 작가가 생각하는 자신만의 방식이 어떠한가, 또는 그만의 결말 혹은 세상과 인간을 다루는 시선에 있다고 보겠다. 영화를 그저 재미로만 보는 사람들에게는 크게 해당되는 얘기는 아니지만, 예술작품이란 난 여전히 시대 혹은 현실과 언제를 불화를 일으킬수 밖에 없다고 생각한다.

먼저 [10억].

[정글쥬스], [강적] 등의 선이 굵은 남성영화를 찍어온 조민호 감독. 그가 10억이라는 상금을 놓고 여러 사람이 벌이는 서바이벌 게임에 관한 영화를 내놓는다고 했을 때, 사실 별 감흥은 없었다. 그러나 개인적으로 호주에 다녀온 경험이 있고, 그 와중에서도 서호주의 풍광은 직접 보지는 못했기 때문에 그에 대한 기대치는 약간 있었다. 한국에서 각자의 위치에서 살고 있는 8명의 젊은이들. 그들이 낯선 육지내 무인도 같은 서호주의 혹독한 땅덩이 에서 상금을 타기 위해 벌이는 경쟁. 게다가 이 모든 과정이 인터넷으로 상영이 된다는 자극적인 소재. 설정 자체는 아주 재미난 상업영화로서의 요건을 고루 갖추고 있다고 생각한다.
그럼 거꾸로 가본다.
자 이런 소재를 갖고, 당신이 감독 혹은 작가라면 무슨 이야기를 보여줄 것인가? 이 질문을 갖고서 영화를 보기를 바란다. 영화는 언제나 따라가다 보면 관객이 속는 게임이다. 그리고 그 게임의 공정성은 끝내 도마위에 잘 오르지도 않는다. 관객은 언제나 매저키스트적인 쾌감을 원하고 있다고 생각하는 편인데, 그렇다 하여, 작가가 무미건조한 사디스트만 된다면, 영화를 보는 관객들의 영화적 쾌감은 반감 되고 만다. 어떤 복선이 필요하고, 장치가 필요하고 하는 식의 영화적 작법을 논하자는 것은 아니겠다. 어찌되었거나, 8명의 젊은이가 등장하니까 이 사회 안에서 서로 마주침없이 살고 있는 젊은이들이 다른 곳에서 만나게 된거다. 그랬을 때 그들은 서로가 어떤 부딪침을 가지게 될까? 여기서 '어떤' 이란 단적으로 "except 10억"이다. 영화의 제목은 10억이고, 서바이벌 게임이지만, 그들 사이의 갈등이 단지 10억이라는 돈밖에 없다면, 결국 그 영화는 제목만 보고도 다 본 셈이 아니겠는가? (호주라는 나라의 생경한 풍광이 있다고? 물론이다. 하지만, 그런 아름다운 풍광은 호주말고도 많다.)

영화는 중간즈음에 이르러 애를 쓴다. 박희순의 사무실을 때려부수는 과정에서 박해일이 발견하는 사건 정리 파일이다. 내심 개인적으로 영화는 이제부터 본격적이겠구나 하는 지점이다. 그러나 그 파일은 박해일 혼자서 숨겨버리는 걸로 끝나버린다. 아... 이제 영화는 어디로 가려고 하는가..
아무리 세상에 돈때문에 살고 죽고, 서로 물어뜯고 죽이고 하지만, 그걸 단순화 시키는 것은 인간적인 이야기를 포기하는 순간이라고 생각한다. 고시생, 증권맨, 독립PD, 해병대 출신, 운동선수, 모델지망생 등등의 각자의 삶을 꾸리는 젊은이들, 모두가 '돈'만 있으면 자신의 꿈이 다 이루어 지는것일까? 돈 말고도 다른 부분은 충분히 많다. (뭐 그렇다고 식상한 사랑..이라고 대답하는 사람이 있겠지? 아무튼!!!)
여기서 캐릭터들이 진짜로 충돌하고 있다는 지점은 없다. 각자의 삶들에서 다른 사람의 삶이 부럽다거나, 혹은 밉다거나 하는 부분이 있나? 아마도 10억이라는 타이틀을 쫓기에 급급한 나머지 마지막에도 뻔한 반전(?)으로 마무리 되어버리고 만다.
영화의 마지막 장면은 결국 누구 하나 살아남은 인물(이거 밝히면 스포일러인가? 그럼 말지 뭐.)이 10억이 든 돈가방을 들고, 종로 한복판으로 유유하게 걸어들어가는 거다. 결국 어떻게 살든 목적을 달성했다면, 그냥 그렇게 다시 세상으로 들어가서 조용히 사는 게 장땡이라고 말하는 걸까?
영화에서 엔딩장면은 언제나 중요하다. 아마도 감독의 모든 생각을 집약해놓는 장면이고, 그가 생각하는 가치들이 모두 여기로 귀결한다고 본다. 나로써는 엔딩장면을 찍기 위해서 결국 단편이든 장편이든 그 앞의 이야기들을 주구장창 찍어대는 거라고 생각하는 편이다.
어찌되었건 이 영화는 끝까지 다 보고 나면 좀 뜨악한 느낌이 든다.
자극적인 소재, 호주의 풍광 말고는 도대체 무얼 찍은 거라고 해야할까? 10억의 상금이라는 외연을 너무 크게 잡아놓은 나머지 정작 중요한 이야기들을 풀어내지 못한 아쉬움이 너무 크다. 단적으로 말하면, 이 영화는 다시 왜 호주에서 찍어야 했을까? 그 8명의 젊은이들은 굳이 호주까지 불려가서 Die Hard 해야하는 이유가 무얼까? 라는 질문이 여전히 남게 된다.
어떤 종류의 이야기든, 시간적, 공간적 배경이라는 것이 있고, 우리는 중고등학교 국어, 문학 수업시간에 그토록 따갑게 들으면서 그것들을 외워왔다. 좀 어이없는 얘기지만, 그토록 그것을 외우게 하고 시험문제에 내고, 풀어야만 했던 이유는 무엇이겠는가? 이야기에서 그 배경들이 어떻게 작동하는지를 알아야 하고, 그것이 바로 이야기를 좀더 심층적으로 이해할 수 있는 전제 중의 하나이기 때문이다.
아쉽게도 [10억]의 호주는 꼭 호주이어야 하는 이야기는 아니다. 그곳이 어디 중국의 사막이면 어떻고, 아프리카의 사막이면 어떻고, 아니라면 차라리 한국 어디 구석에 있는 무인도면 어떻겠는가. 한국의 무인도는 작아서 힘들다면, 무인도 몇개를 오가는 이야기면 어떤가. 정작 중요한 것은 그 곳이 구글 어스에서 어디쯤 위치해 있느냐가 아니라? 우리의 삶들이 만난 정신적 세계에서, 그리고 인간적 세계에서 어디에 위치하느냐라는 문제가 아닐까?
(영화를 본지 시간이 좀 지났고, 최근에는 영화에 대한 글을 쓰는게 뜸하다 보니 글이 좀 중구난방에 핵심이 없어 보일수도 있겠다.)

그런가 하면 [생존 게임]
그보다 먼저 [최종면접].

이 영화는 원래는 스페인의 희곡이 원작이다. 희곡의 제목은 [그뢴홀름 방법론]. 스페인의 극작가 조르디 갈세란의 작품이다. 당연히 먼저 스페인에서 상연되었고, 그 희곡이 우리나라에 수입되어 상연된 연극이 [최종면접]이다.
(어찌어찌 알게 된 과정이었는데, 교수님의 부탁을 받아 지인이 이 희곡을 직접 스페인에서 구해와서 한국에서 번역되어 연극화되었다고 한다. 사실 그 과정을 듣게 되면서 찾아본 영화가 바로 [생존게임]이다.)
연극에 대해서는 각종 검색엔진에서 "최종면접", 혹은 "그뢴홀름" 이라는 단어로 검색해보면 알 수 있으니 찾아보시길... 나름 인기가 있어 여러차례 앙코르 공연이 되고 있다고 하니, 기회가 되면 본인도 꼭 찾아서 보러 갈 예정!
(게다가 연극에 대해서는 문외한 인지라....쩝)

다시 [생존 게임].

영화의 원제는 [El Metodo]. 영어로는 The Method. 즉, 방법, 혹은 방법론이겠다. 희곡의 원제목은 [El Metodo Gronholm] (알파벳위에 점자들이 있는데, 이 자판으로는 어떻게 치는 지 모름)
이 제목은 직접적이지만 나름 은유적이기도 하다. 세상을 압축해놓은 느낌. 마치 윈도우 로고를 구겨서 구글 크롬 로고를 만든 느낌이다.
영화에서는 7명의 면접자가 등장한다. DEKIA라는 어떤 회사의 고위간부를 뽑는 과정이고, 영화는 오프닝과 엔딩을 제외하고는 모두 이 건물 안에서 이루어진다. (세트촬영일까 라고 생각하면서 봤지만, 왠지 아닌것도 같고... 컷어웨이를 보면 로케이션 촬영같기도 하다.)
즉, 저예산이라는 말이다!
이야기는 간단하다. 7명의 후보자를 불러놓고 면접을 보는데, 실제 면접관은 나타나지 않고, 한 방에 가두어진 이 7명의 후보에게 지령이 떨어진다. 맨 처음 7명 모두가 후보자는 아니며, 이 중에 한 명 면접관이 있으니 그를 찾아내라는 것이 첫 출발이다. (이쯤되면 마피아 게임?) 그리고 여러 후보들은 (겉으로는) 민주적인 절차들을 통해서 한 명씩 탈락시켜 나간다. 그러면서 서로에 대해서 인신공격도 하게 되고, 과거를 들춰내고, 능력보다는 인간적인 약점들을 공격해가기도 한다. 이 이야기는 아예 출발부터 흥미진진하다. 각자의 사람들이 자신의 목표(일자리)를 달성하기 위해 어떤 식으로 상대를 간파, 공격하고 자신을 보호해나가는지를 여실하게 드러낸다. 즉, 외연도 크지만, 내부도 아주 흥미진진한 양상을 펼치게 된다. 게다가 영화에서는 과거에 연인이었던 커플이 오늘의 경쟁자로 등장하면서 또 다른 양상을 예고한다.
여기서 리뷰는 조금 수박의 겉만 핥을 예정이다. 역시나 영화를 본지 1주일이 지나서 세세하게 기억하기 힘든 부분도 있고, 이런 류의 영화는 어떤 논쟁의 장면보다는 크게 보는 것이 좋다고 생각하기 때문이기도 하다.
한국의 번역 희곡은 블랙유머적인 측면을 두드러지게 내보였다고 해서 따로이 기대가 되는데,
영화는 유머라는 멋진 방법보다는 정공법으로 돌파한다. 사람들 사이에 어떤 틈을 찾아내려고 하고, 서로간에 그 틈을 공격하는데 정신이 없다. 그런 가운데 각종 범죄자들에게 쓰는 딜레마도 활용한다. 영화의 마지막에 가서는 단순히 인간 대 인간의 문제 위에 남녀간의 차이를 슬그머니 병치시키면서 또 다른 긴장감을 선사한다.
이야기적으로는 충분히 훨씬 뛰어나고, 재미난 이야기이지만, 영화적으로도 굉장한 수준은 아니다. 한 면접장에서 극한의 방법론을 통해 인간사이의 균열들을 이야기하지만, 그것을 카메라가 아주 뛰어나게 잡아내는 편은 아니다. 하지만 분명 필견의 작품이라고 할 수 있다.
이 영화는 좀 느슨하게 괜찮은 구조를  갖고 있다. 영화의 시작에서 뉴스 장면들이 나오고, 면접장을 향하는 인물의 준비과정을 보여준다. 하필 이날은 스페인에서 신자유주의와 세계은행, IMF 등에 반대하는 대규모 시위가 있는 날이고, 하루 종일 그 시위는 과격하고 이루어지고 있음을 라디오를 통해 알려준다. 그리고 영화의 끝에 가서는 거리가 난장판이 되어있다.
긴 이야기는 빼고, 엔딩장면에 대해서만 이야기 하자. 최종적으로 합격한 사람은 안전하면서도 후광이 넘치는 회사건물에 남는다. 한편 마지막 면접에서 떨어진 이는 시위 후에 만신창이가 된 거리로 뚜벅뚜벅 걸어간다. 언뜻 이게 별게 있으랴 싶지만, 이는 [10억]과 비교해보면 더욱 뛰어난 장면이라 볼 수 있다. 최종 경쟁에서 갈라진 자를 둘러싼 풍광은 이토록 다르다. 튼튼한 건물과 만신창이 거리. 결국 마지막 경쟁에서 진 자는 다시 혈투의 거리로 내몰리고, 그 안으로 들어가야만 하는 거다. 그러나 이 영화는 단순히 그걸로 끝나지만은 않는다. 아주 성기게 표현되어있지만, 결국 인간이 선택해야할 가치를 마지막 부분에서 병치시킨다. 연대해서 무화시킬 것인가. 그냥 경쟁을 끝내서 나 하나만 살아남을 것인가.
그! 리! 고! (이것은 좀 확실한 방점으로 보이지는 않지만) 그러한 방법론이 여성과 남성을 통해서 각자가 상황에 대처하는 방식, 최종적인 선택을 달리함으로써, 아주 약하게 여성과 남성의 생각하는 방식이 다름을 보여준다. (이 장면에 난 왠지 평소 내가 존경하다시피하는 여성들의 생각방식을 다시금 떠올리지 않을수 없었다.)


그리고 [10억]과 [생존게임]
뭐랄까, 이 두 영화는 아주 직접적인 연관은 없다. 있다면, 단지 내가 이 두 영화를 비교적 근접한 시기에 연달아 보았다는 것이며, 그 안에서 다루어야할 세계가 너무 비슷하다는 점이다. (이럴땐 정말 '영화가 찾아온다'는 표현을 안 쓸수가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서바이벌의 직접적인 내세움인 거대한 자연과 무인도라는 설정의 [10억], 반대로 가장 은유적이고도 반대의 지점인 이 세계를 마음껏 내려다 볼 수 있는 고층빌딩안의 면접장소라는 설정의 [생존게임]은 같은 세계를 가장 다른 방식으로 다루고 있는 영화들인 셈이다.
같은 세계를 다루고 있다는 것은 두 영화의 포스터에서 비슷한 점이 드러난다.
결국 이것은 인간들의 이야기라는 점에도 두 영화 모두 배우들을 골고루 포스터에 드러낸다.
그런가 하면 [10억]은 사막(자연)의 이미지를 전면에 내세우고, [생존게임]의 경우는 말쑥한 정장을 입은 이미지를 보여준다.
어느 것이 더욱 영화적으로 세련되었는가. 그리고 세련됨은 차치하고라도 어떤 이야기가 더 관객들을 환기시킬 것인가는 알아서 해석하기 바란다. 취향은 모두 다를 테니...
물론 그럼에도 불구하고 두 편을 모두 보고 곰곰히 곱씹어보기를 바란다.


ps. 인서트
영화에서 인서트들이 정말 죽이는 효과를 낼 때가 있다. 하지만 반대로 너무 식상하거나 별게 아닌 것처럼 나올 때도 있다.
[10억]에서 캥거루가 나오는 장면이 있다. 이 장면은 좀 뭐랄까 직유적인 표현인데다가, 그것이 주는 감흥이 상당히 약하다. 호주니깐 캥거루를 찍었거나, 캥거루가 아니면 호주라는 나라의 특징을 보여줄 수 없다고 생각한걸까? 마치 중국가면 팬더를 꼭 찍어야 할 것 같은 느낌. 근데 이 인서트를 보면서 떠오른 장면이 있다. 바로 [콜래트럴]에서 등장하는 LA 한복판의 코요테. 일단 이 인서트는 정말로 끝내주는 장면이라고 미리 일러둔다. 보통 자연의 야생동물이 주는 클리셰가 바로 캥거루 같은 거라면, 이 코요테는 정말 거꾸로 의인화한 야생동물이라고 하겠다. 고독한 킬러가 택시를 타고 타깃을 하나씩 하나씩 죽여야만 하는 과정에서 이 차가운 도시 한복판에 슬그머니 돌아다니는 코요테는 이미지 자체로도 이질적이지만, 주인공 킬러(탐 크루즈 분)의 고독감을 그대로 반영한 장면이기도 하다. (세상에서 마이클 만 만큼 고독감을 잘 표현하는 감독이 있을까?)
한편, [생존게임]에는 휴식시간에 나오는 사운드 및 빌딩 바깥에서 건물안의 사람들을 잡는 컷어웨이가 있다. 아주 탁월하다고 까지는 않더라도 아주 괜찮은 장면중에 하나다. 빌딩밖에서는 한참 시위가 이루어지면서 굉장히 시끄러운 가운데, 빌딩안 면접장에서는 또 다른 전쟁이 이루어지고 있다. 그 안의 사람들은 신분상승을 하기 위해 면접을 보고, 그들 스스로가 이미 높은 자리에 있는 사람들이라고 생각하는 것마냥 바깥을 내려다 보지만, 카메라는 거대 건물의 유리창 안에 갇혀있을 수밖에 없는 그들을 본다. 저예산 영화라서 그 장면을 보여주기는 어려워서 사운드로 표현한 듯한 냄새가 나지만, 어찌되었거나 그 여건 안에서 좋은 선택으로써 표현한 장면이다.

ps2. 엉뚱하게 단정하기.
찾아보니 조르디 갈세란은 바르셀로나에서 태어나, 바르셀로나 문과대학을 다녔던 이력이 있다. 이런 희곡을 쓸 수 있었던 것은 아무래도 그에게 '바르셀로나'라는 디딤땅이 있어서가 아닐까? 물론 비약이다! 하지만 그렇게 생각해보니 이런 희곡을 쓰고, 그가 갖고 있을 세상에 대한 어떤 가치관을 상상하면 왠지 먼나라의 좋은 선배를 만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기대감도 생긴다.

ps3. 비좁은 공간에서 풀어가는 영화.
먼저 역시나 나름 최근에 본 괜찮은 영화로서 [맨 프롬 어스]. 이 역시 굉장한 수작.
[12명의 성난 사람들] (시드니 루멧, 957)이 아마도 꽤 오래된 수작이 아닐까 싶다. 흑인 소년의 살해 혐의를 놓고서 세상에 가득한 부조리와 이데올로기를 격파해나가는 수작이다. 이 영화는 다시 미국, 일본, 러시아에서 리메이크 되었다.
미국 리메이크판은 윌리엄 프리드킨(프렌치 커넥션과 엑소시스트의 그!)이 같은 제목으로 1997년에 TV영화로,
러시아 리메이크판은 2007년 [12명의 배심원]이라는 제목으로.
일본 리메이크판은 [12명의 마음약한 일본인]으로 1991년에 만들어졌다.

시드니 루멧영화와 일본판은 보았고, 미국, 러시아판은 아직 보지 못했다. 일본판 완전 웃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