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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줄리아 로버츠'에 해당되는 글 1건

  1. 2008.04.20 /It must have been love/ 고등학교 시절.
소심하기 그지 없고,
그저 주변부의 기대에 부응하는 것만이 나의 존재이유인 양,
시험마다 좋은 성적에 용돈을 좀 더 받고, 그런 스톡옵션(?)에 단물을 빨아먹으면서 살던 시절.
언제나 어이없이 공부에 도움되는 짓거리가 아니면 하지 않았던 시절.

영어를 잘 못해서, 무언가를 열심히 해보려고, 아침일찍 생활영어 프로그램을 듣고..
어떤 뻘짓들을 하면서, 했던 것중의 하나가 팝송을 해석하는 것이었다. 누구나 다 해본 짓일텐데.
일종의 로망으로써 팝송을 대했던 선배세대들이 있었다면, 스스로가 단속하면서 무언가 생산적인(?) 형태가 아니면 노래조차 들을 줄 몰랐던 바보가 바로 나였다.
우리형은 나름 당시엔 오히려 대중문화에 대한 욕구가 있었고, 가끔씩 사오던 LP판들이 있었다. 90년대 초중반 우리형이 사오던 LP들은 유덕화, 장국영의 앨범들. 뉴키즈온더블록, 그리고 아주가끔씩 OST가 섞여 있었다.
형이 틀어놓은 노래들 사이에서 그냥 몇개를 주워듣는 상황이었고, 왠지 팝송을 들으면 안된다는 이상한 국수주의에 빠져있었음에도 불구하고 귀를 간지럽히는 노래들은 간혹 있었던 게다.

당시 <귀여운 여인>이라는 '귀여운' 제목으로 개봉했던 이 영화는 어린 나로써는 볼 수가 없었고.. 그저 노래만 듣고 있었다. 주제가 역시 엄청난 히트를 쳤고, /Roxette/라는 그룹의 이 노래 <It must have been love>은 노래로써 일단 먼저 다가왔다. 공부랍시고 하는 노트에 반을 접어서 왼쪽에 가사를 적고, 오른쪽에 해석을 적으면서 물렁한 짓을 했는데... 제대로 사춘기를 진하게 겪지도 못한 미성숙한 아이였음에도 불구하고 몇몇 가사들이 강하게 남았다. 그중에서도 도입부의 가사는 무언가 참 궁금한 느낌이었다.
배갯잇에 속삭임을 두라니...
너무 낭만적이었다. (거참 나랑 너무 안 어울리는 단어를 꼽으라면 바로 '낭만'일텐데... 헛헛)

나중에 대학생이 되어서야 이 영화를 찾아보았던 것 같다. 뻔한 신데렐라 스토리임을 알면서도 리무진 뒤에 앉아서 눈물을 흘리는 줄리아 로버츠의 모습위로 겹쳐지던 이 노래는 나에게는 뭐랄까 잊혀지지 않는 기분이었다.

어쨌든 이 노래가 다시 불러들여져서 떠오르는 건 무얼까.



It must have been love but it's over now

Lay a whisper on my pillow
Leave the winter on the ground I wake up lonely

There's air of silence in the bedroom and all around
Touch me now, I close my eyes and dream away

분명 사랑이었지만 이젠 끝났어요

베개에 한숨을 내뱉고,
싸늘한 기운을 바닥에 남겨둔 채 난 외로이 잠에서 깨어나요
침실과 주위에는 적막의 기운만이 감돌아요
지금 날 어루만져 주세요, 난 눈을 감고 상상의 나래를 펴죠

 

It must have been love but it's over now
It must have been good But I lost it somehow
It must have been love but it's over now
From the moment we touched till the time had run out

분명 사랑이었지만 이젠 끝났어요
좋았던 시간이었지만 난 그 사랑을 잃어 버리고 말았죠
분명 사랑이었지만 이젠 끝났어요
우리가 서로를 느꼈던 그 순간부터 사랑이 만료된 시간까지 말이에요

Make believing, we're together
That I'm sheltered by hour heart
But in and outside I've turned to water
Like a teardrop in your palm
And it's a hard winter's day, I dream away

 우리가 함께 있다고 생각해봐요

내가 당신의 가슴속에서 보호를 받는것을요

당신 손에 맺힌 눈물처럼  난 눈물을 흘릴 수밖에 없었죠
몹시도 추운 겨울날, 난 꿈을 꾸어 봐요


It must have been love but it's over now
It was all that I wanted, now I'm living without
It must have been love but it's over now
It's where the water flows It's where the wind blows

분명 사랑이었지만 이젠 끝났어요
그 모든 게 내가 원하던 것이었지만, 이젠 그 사랑 없이 살아야 해요
분명 사랑이었지만 이젠 끝났어요

그래서 눈물이 나요 그래서 마음이 혼란스러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