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의 흐름이란, 일부러 만들어내고, 또 그것을 자연스럽게 유통되기도 하지만, 언제나 놀라운 것은 마치 역사의 필연마냥, 어떤 흐름들이 보일 때다.
물론 그것은 너무 미묘하고도 아주 큰 한강 같아서, 그 안에 흐르는 작은 조류들을 마치 중요한 흐름인 것 처처럼 착각하기도 하지만, 정말 중요한 것은 이것이 정말로 '바다'로 흘러가는 '강'이라는 것을 아는 순간이다. 숲안에 있으면 숲이 보이지 않는 법이지만, 숲이라는 존재를 인식하는 순간이 결국 어떤 흐름의 주도권을 잡는 방법일지도 모르겠다.
요즘의 문화는 분명 어떤 '복고(復古)'의 흐름이 있다고 말하려던 참이다.
(그렇다고 대단한 문화평론가의 식견은 없으므로 몇몇 영화들을 중심으로 생각해볼까 한다.)
최근 몇개월간의 영화들.
최근에 김지운 감독의 <좋은놈,나쁜놈,이상한놈>과 류승완 감독의 <다찌마와리-악인이여 지옥행 급행열차를 타라>가 개봉을 했다. 이른바 60~70년대 한국에서 큰 유행을 만들었던 만주웨스턴과 액션영화들을 불러온 영화다. 한편, 곧 개봉을 앞둔 <고고70>, <모던보이>등도 각각 70년대, 30~40년대의 시대배경을 갖고 있다. 간단히 말해 복고풍 영화다. 그리고 현재 개봉중인 <맘마 미아>. 여기엔 어떤 향수가 작용하고 있음이 분명하다. 복고풍. 왜 우리는 복고풍에 열광하는가?
지극히 개인적인 이야기를 해보자면, <맘마 미아>를 보고나서 흥겨웠던 것은 너무 당연하게도, ABBA의 노래덕분이다. 영화를 보면서 평점을 주자면, 영화로서 평점은 과히 높히 주기 어렵다. 별5개중 3개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너무 즐겁게 볼 수 있었던 것은 메릴 스트립의 혼신을 다한 연기를 보는 재미를 기점으로 시작했다. 이 영화에서 개인적으로 가장 돋보였던 장면은 'Super Trouper'를 부르면서 작은 공연을 하는 다이나모스의 장면이었다. 줄리 월터스, 크리스틴 바란스키와 반짝이 나팔의상을 입고 두껍고, 투박한 굽의 하이힐, 그리고 메릴 스트립의 눈가에 그려진 스모키 메이크업에 율동에 가까운 안무를 펼치면서 디너쇼를 펼치는 장면에서 나는 뭔가 탁 얻어맞은 느낌이었다. 아.. 이 영화는 이렇게 즐겨야 하는 것이구나. 하는 느낌이 있었다. 반짝거리면서 바깥단으로 뻗어나갈수록 통이 넓어지는 나팔의상을 보고 있으니, 왠지 저것이 정말 70년대의 문화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70년대 후반에 태어난 내가 영화를 보다보니, 아 저것이 바로 나의 부모님 세대가 향유했던 문화라는 것이구나. 그리고 나는 지금 우리 엄마, 아버지를 만나고 있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심지어 메릴 스트립은 우리 엄마와 동갑이다. ㅡ.ㅡa)
영화를 주론 보는 계층은 20~30대의 젊은이들이다. 이들이 아바를 즐기는 것은 동시대의 것이라기 보다는 어떤 향수와 역사속에서 기록 등을 통해서다. 물론 음악자체를 즐기는 부분도 있을 테지만, 우리가 이들의 음악을 들으면서 느끼는 즐거움은 왠지 그 안에서 우리 부모들이 젊었을 때, 즉, 젊은 엄마, 젊은 아버지를 만날 수 있기 때문이 아닐까?
<맘마 미아>속의 이야기는 뭔가 그런 지점을 잘 살려냈다고 하기는 어렵지만, 일단 시작은 그렇게 간다. 자신의 결혼을 앞두고, 엄마의 일기장을 발견한 딸. 그래서 꿈에도 그리던 아버지를 찾고자, 무조건 3명의 후보를 모두 결혼식에 초대를 해버린다.(물론 엄마가 보낸 것처럼.) 그리고 결혼식 준비 와중에서 엄마 역시 자신의 옛 남자들을 모두 만나게 되고, 엄마는 순식간에 젊었을 적의 모습으로 돌아간다. 금요일이면 놀기 위해 클럽을 돌아다니며 춤을 추는 '댄싱 퀸'이 되고, 친구들과 같이 무대에 올라 'Super Trouper'가 된다. 젊었을 적의 엄마가 되살아난 셈이다. 고스란히 나이만 더 먹은 세 명의 아빠, 세 명의 엄마가 젊은 모습으로 애정행각과 삶을 즐긴다. 이게 우리들의 부모를 만나는 방법이다.
(한편, A TEENS라는 스웨덴 그룹이 있다. 아바의 노래를 리메이크한 젊은 친구들, 멤버구성도 비슷하고, 정말로 아바의 자식들이 부모의 노래를 재현하는 느낌이랄까?)
엄마, 아버지를 위한 영화표를 2장 더 샀음은 너무 당연한 거다. 비록 당시의 나의 부모님은 아바를 즐기지도, 음악을 즐기지도 못한 개발경제하의 순진한 일꾼 가족에 불과했지만..... 왠지 멀리서나마 길거리에서 들었을 아바의 음악을 다시 떠올릴 수 있지 않을까?
복고풍이 나에겐 이러한 매력으로 다가왔다.
영화 <맘마 미아>에 나오는 다이나모스의 "Super Troupers"
(여담이지만, 크리스틴 바란스키는 왠지 제이미 리 커티스의 느낌이 나기도 한다. ^^)
(또 하나, 메릴 스트립의 스모키 메이크업, 정말 멋지지 않은가? 우리의 엄마들에게 저렇게 멋진 모습을 연출해 드리고 싶다.)
이번엔 아바의 "Super Troupers"
80년대말~90년대초의 한국 뮤직비디오를 연상케 하는 듯. 앵글봐라, 옆모습 하나도 없다.
'슈밥바'인지 '트루펍버'인지.. 코러스 완전 신난다. 아싸!
또, 아래는 A TEENS의 "Super Troupers"
이젠 그들조차 TEENager는 아닌 듯 하지만.... ^^
물론 그것은 너무 미묘하고도 아주 큰 한강 같아서, 그 안에 흐르는 작은 조류들을 마치 중요한 흐름인 것 처처럼 착각하기도 하지만, 정말 중요한 것은 이것이 정말로 '바다'로 흘러가는 '강'이라는 것을 아는 순간이다. 숲안에 있으면 숲이 보이지 않는 법이지만, 숲이라는 존재를 인식하는 순간이 결국 어떤 흐름의 주도권을 잡는 방법일지도 모르겠다.
요즘의 문화는 분명 어떤 '복고(復古)'의 흐름이 있다고 말하려던 참이다.
(그렇다고 대단한 문화평론가의 식견은 없으므로 몇몇 영화들을 중심으로 생각해볼까 한다.)
최근 몇개월간의 영화들.
최근에 김지운 감독의 <좋은놈,나쁜놈,이상한놈>과 류승완 감독의 <다찌마와리-악인이여 지옥행 급행열차를 타라>가 개봉을 했다. 이른바 60~70년대 한국에서 큰 유행을 만들었던 만주웨스턴과 액션영화들을 불러온 영화다. 한편, 곧 개봉을 앞둔 <고고70>, <모던보이>등도 각각 70년대, 30~40년대의 시대배경을 갖고 있다. 간단히 말해 복고풍 영화다. 그리고 현재 개봉중인 <맘마 미아>. 여기엔 어떤 향수가 작용하고 있음이 분명하다. 복고풍. 왜 우리는 복고풍에 열광하는가?
지극히 개인적인 이야기를 해보자면, <맘마 미아>를 보고나서 흥겨웠던 것은 너무 당연하게도, ABBA의 노래덕분이다. 영화를 보면서 평점을 주자면, 영화로서 평점은 과히 높히 주기 어렵다. 별5개중 3개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너무 즐겁게 볼 수 있었던 것은 메릴 스트립의 혼신을 다한 연기를 보는 재미를 기점으로 시작했다. 이 영화에서 개인적으로 가장 돋보였던 장면은 'Super Trouper'를 부르면서 작은 공연을 하는 다이나모스의 장면이었다. 줄리 월터스, 크리스틴 바란스키와 반짝이 나팔의상을 입고 두껍고, 투박한 굽의 하이힐, 그리고 메릴 스트립의 눈가에 그려진 스모키 메이크업에 율동에 가까운 안무를 펼치면서 디너쇼를 펼치는 장면에서 나는 뭔가 탁 얻어맞은 느낌이었다. 아.. 이 영화는 이렇게 즐겨야 하는 것이구나. 하는 느낌이 있었다. 반짝거리면서 바깥단으로 뻗어나갈수록 통이 넓어지는 나팔의상을 보고 있으니, 왠지 저것이 정말 70년대의 문화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70년대 후반에 태어난 내가 영화를 보다보니, 아 저것이 바로 나의 부모님 세대가 향유했던 문화라는 것이구나. 그리고 나는 지금 우리 엄마, 아버지를 만나고 있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심지어 메릴 스트립은 우리 엄마와 동갑이다. ㅡ.ㅡa)
영화를 주론 보는 계층은 20~30대의 젊은이들이다. 이들이 아바를 즐기는 것은 동시대의 것이라기 보다는 어떤 향수와 역사속에서 기록 등을 통해서다. 물론 음악자체를 즐기는 부분도 있을 테지만, 우리가 이들의 음악을 들으면서 느끼는 즐거움은 왠지 그 안에서 우리 부모들이 젊었을 때, 즉, 젊은 엄마, 젊은 아버지를 만날 수 있기 때문이 아닐까?
<맘마 미아>속의 이야기는 뭔가 그런 지점을 잘 살려냈다고 하기는 어렵지만, 일단 시작은 그렇게 간다. 자신의 결혼을 앞두고, 엄마의 일기장을 발견한 딸. 그래서 꿈에도 그리던 아버지를 찾고자, 무조건 3명의 후보를 모두 결혼식에 초대를 해버린다.(물론 엄마가 보낸 것처럼.) 그리고 결혼식 준비 와중에서 엄마 역시 자신의 옛 남자들을 모두 만나게 되고, 엄마는 순식간에 젊었을 적의 모습으로 돌아간다. 금요일이면 놀기 위해 클럽을 돌아다니며 춤을 추는 '댄싱 퀸'이 되고, 친구들과 같이 무대에 올라 'Super Trouper'가 된다. 젊었을 적의 엄마가 되살아난 셈이다. 고스란히 나이만 더 먹은 세 명의 아빠, 세 명의 엄마가 젊은 모습으로 애정행각과 삶을 즐긴다. 이게 우리들의 부모를 만나는 방법이다.
(한편, A TEENS라는 스웨덴 그룹이 있다. 아바의 노래를 리메이크한 젊은 친구들, 멤버구성도 비슷하고, 정말로 아바의 자식들이 부모의 노래를 재현하는 느낌이랄까?)
엄마, 아버지를 위한 영화표를 2장 더 샀음은 너무 당연한 거다. 비록 당시의 나의 부모님은 아바를 즐기지도, 음악을 즐기지도 못한 개발경제하의 순진한 일꾼 가족에 불과했지만..... 왠지 멀리서나마 길거리에서 들었을 아바의 음악을 다시 떠올릴 수 있지 않을까?
복고풍이 나에겐 이러한 매력으로 다가왔다.
영화 <맘마 미아>에 나오는 다이나모스의 "Super Troupers"
(여담이지만, 크리스틴 바란스키는 왠지 제이미 리 커티스의 느낌이 나기도 한다. ^^)
(또 하나, 메릴 스트립의 스모키 메이크업, 정말 멋지지 않은가? 우리의 엄마들에게 저렇게 멋진 모습을 연출해 드리고 싶다.)
이번엔 아바의 "Super Troupers"
80년대말~90년대초의 한국 뮤직비디오를 연상케 하는 듯. 앵글봐라, 옆모습 하나도 없다.
'슈밥바'인지 '트루펍버'인지.. 코러스 완전 신난다. 아싸!
또, 아래는 A TEENS의 "Super Troupers"
이젠 그들조차 TEENager는 아닌 듯 하지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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